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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직업탐방=PR컨설턴트] “PR로 항공노선을 만들었어요”

[직업탐방=PR컨설턴트] “PR로 항공노선을 만들었어요”

‘PR로 항공 노선을 만들 수 있다?’ 그레이프 피알 앤 컨설팅(GRAPE PR & CONSULTING)의 유진실 과장(28) 이야기다. PR이란 브랜드의 핵심 메시지를 파악해 그것을 대중과 언론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업무를 말한다. 유 과장은 지난 2009년 말, 필리핀의 수빅-클락 지역을 PR했다. 수빅-클락의 피나투보 화산과 푸닝 온천을 핵심 콘셉트로 잡고 ‘모험 여행지’로 끊임없이 대중과 언론에 노출시킨 결과, 그 지역의 관광객이 늘고 필리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좋아졌다. 자신이 홍보한 지역이 유명해져 항공 노선이 신설되고 가볼 만한 여행지로 거론될 때 뿌듯함을 느낀다는 유진실 과장. 그를 직접 만나 PR 업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끊임없는 탐색이 PR컨설턴트의 길 이끌어

유진실 과장을 PR의 세계로 이끈 것은 한 권의 책이었다. 유 과장은 조안 리의 <스물셋의 사랑 마흔아홉의 성공>을 읽고 PR업무를 하는 조안 리의 삶에 매력을 느꼈다. 그리고 그의 꿈의 명단에 PR컨설턴트를 올렸다.

티몬크기_sam_9441“PR컨설턴트가 커뮤니케이터로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점이 와 닿았어요. 대학에 진학해 경영학을 전공하면서 내 길이 뭘까에 대한 고민을 계속 했죠. 마케팅 수업을 다 들었고 PR 관련 서적을 읽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그가 본격적으로 PR전문가를 꿈꾸게 된 계기는 마케팅 실무를 경험하면서부터다. 대학시절, 우연한 기회로 유 과장은 브랜킹이라는 마케팅 포럼에 참여했다. 그곳에서 그는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서 제품이 출시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실질적으로 배웠다. 그러나 마케팅은 그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유 과장은 다시 치열한 고민을 시작했다.

“마케팅과 PR의 두 분야를 두고 제 성격을 대입해 봤어요. 마케팅은 조직적이고 논리적인 부분이 많고 PR은 커뮤니케이션과 상호작용이 많았어요. 제 성격은 PR에 가까웠죠.”

유 과장은 PR컨설턴트라는 꿈을 확정한 후로, 인터넷과 취업정보카페를 열심히 검색하기 시작했다. “영어를 하는 회사일 것, 우량 클라이언트를 확보한 회사일 것 등을 기준으로 ‘나만의 리스트’를 3~4개 정리해서 찾아봤어요. 그러다 그레이프 피알 앤 컨설팅의 공고를 보았고, 지원해 합격했죠. 나만의 리스트를 만들며 공부했던 내용들이 취업에 많은 도움이 됐어요.”

◇경험한 만큼 PR할 수 있다

PR 업무를 하려면 그 브랜드에 대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삼성카메라를 홍보하려면 카메라의 스펙과 라인을 모두 꿰고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펙을 보고 키 메시지(key message)를 뽑아낼 수 있는 능력이다. 경쟁 업체들의 특징은 무엇이고 현재의 트렌드는 무엇인지 총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어야 효과적인 PR 전략을 구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철저하게 파고 들어가야 해요. 내가 맡은 브랜드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커버리지와 마케팅 분석을 통해 PR 전략을 도출합니다. 여기에는 감성적인 능력도 있어야 하고 논리적인 능력도 있어야 합니다. 클라이언트와 기자, 동료들과의 관계도 좋아야 해요. PR컨설턴트는 전인격적인 사람이어야 합니다.”

유 과장에게는 경험이 PR이다. 그는 자신이 필리핀에서 1년 이상 머물며 현지 문화를 느껴봤기 때문에 필리핀관광청 홍보가 수월했다고 말했다. “PR을 하기 위해서는 대학생 때나 사회에 나오기 전까지 다방면의 경험을 하는 게 필요해요. 나중에 어떤 제품이나 기업을 PR할 기회가 올지 모르기 때문이죠.”

유 과장은 현재 필리핀 관광청뿐 아니라 삼성 카메라와 뱅앤올룹슨 홍보를 맡고 있다. 이전에는 다른 브랜드도 홍보했다고 한다. 그만큼 PR 업무는 버라이어티(다양)하다. 브랜드의 신제품은 계속 출시되고 미팅은 매일 새롭다. 유 과장은 그것이 PR 업무에 중독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업무가 다채로운 만큼 힘든 점도 있다.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야 할 때는 지쳐요. 프로젝트가 몰렸을 때는 열흘 연속으로 새벽 3~4시에 퇴근하고 아침 9시에 출근하기를 반복한 적도 있어요. 주말 내내 일할 때도 있죠. 그럼에도 PR은 성과가 바로 보여 재밌어요. 성공적으로 PR을 마치고 클라이언트들에게 칭찬을 받을 때나, 열심히 PR한 만큼 결과가 나올 때엔 뿌듯해요.”

◇우아하면서 열심히 뛰는 ‘백조의 발’

PR 업무는 화려해 보인다. 그러나 유 과장은 화려한 겉모습만 보고 들어올 것이 아니라 충실하게 내공을 쌓아 PR전문가가 되라고 조언했다. “PR 업무는 백조 같은 직업이에요. 공부도 정말 많이 해야 하고 평소 신문도 많이 읽어야 하죠. 끊임없이 공부하고 아이디어 싸움을 해야 브랜드의 이벤트를 만들고 그것을 미디어에 홍보할 수 있어요.” 그는 PR 업무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만큼, 다른 사람과 관계를 잘 맺고 어릴 적부터 글쓰기 훈련이 되어있는 이들이 PR 업무를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PR 업무를 희망하는 사람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그에 비해 이 일이 잘 알려지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래도 소신이 있는 분들이라면 도전해 보세요. 이 업계에 들어와서 트레이닝을 2~3년 받고 나면 도약을 해서 전문가가 되는 순간이 와요.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면 마케팅 초반부터 수립 단계까지 총체적인 기획을 하는 IMC(inter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까지 나아갈 수 있어요. 저 역시 IMC를 꿈꾸며 일하고 있습니다.”

유진실 과장 프로필
유진실(28) / 그레이프 피알 앤 컨설팅 과장 /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김수비 객원기자 / somsoahc@hotmail.com